올해 8월초 부산에 사시는 큰 어머니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손이 많이 저리고 손을 쥐는 힘이 많이 떨어지신다고 걱정을 하십니다. 손가락 사이에 살도 빠져서 손이 앙상해지기 시작한다는 말을 듣는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6월즈음 서울에 볼일이 있어서 올라오신 큰 어머니가 목디스크 판정을 받으셨다며 걱정을 하시길래 잠시 진료를 본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비교적 상태가 양호 했고 별다른 징후가 보이지 않았기에 한번 치료를 해드리고 , 부산에 내려가시면 자택에서 가까운 곳에서 치료를 잘 하시도록만 해둔 상태였었습니다.

점점 저리고, 악력마저 떨어져서 바닥에 떨어진 동전을 잘 못줍고, 바느질 할때 실을 잘 못 끼우신다고 하십니다.

병원에서는 목디스크 증상이 심화되는 것이라 빨리 수술을 해야된다고 이야기를 하니 어쩌면 좋겠냐고 걱정을 하시길래

당장 내일 올라오시라고 이야기를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6월에 봤던 MRI상으로는 목디스크 정도가 많이 심한 정도가 아니었고

영상 진단과는 안맞는 석연찮은 부분이 있었기에 직접 진단을 다시 해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부산에서 올라오신 큰 어머니의 오른손을 보니 역시나 손가락 마디에 근육이(골간근) 빠지고 있었고 그로 인해 악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였습니다.

이와 동반해서 손저림이 아주 심한 상태로 야간에 수면시에도 불편감을 느끼는 상태였습니다.

사실 이 질환의 정확한 진단명은 척골신경의 포착.

목 디스크와 정확한 감별이 쉽지 않아 디스크로 오인되기 쉽습니다.

정말 하마터면

큰어머니께서 애꿎은 목디스크 수술을 받으실뻔 했습니다.

8월초에 그렇게 올라오셔서 4일간 치료를 받고 어느 정도 호전되어 부산으로 다시 내려가셨다가

8월말경 다시 올라오셔서 일주일정도 더 치료를 받고 완치되어 현재까지 잘 지내고 계십니다.

(9월초 다시 부산으로 내려가시기 전에 찍은 사진)

치료 이후 한달여만에 (9월초) 골간근도 많이 회복되어 우측 손의 근력이 정상으로 돌아 왔고 , 저림도 없어졌습니다.

디스크와 오인하기 아주 쉬운 척골신경포착은 생각보다 일상에서 많이 보입니다..

언뜻 기억나는 케이스 들로는 발의 골절로 인해서 장시간 목발을 짚고 다니고 나서 우측 손저림과 팔꿈치통증이 생겼던 아주머니, cubital tunnel신드롬으로 오인하여 팔꿈치 내측을 일부 개방하는 수술을 했지만 손저림이 없어지지 않아 치료받았던 중년남성, 작업치료사로 손을 많이 쓰는 직업이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생긴 극심한 손목 통증으로 힘들어하다가 치료를 받았던 아가씨 등등이네요..

손저림(그 중에서도 특히 새끼손가락쪽 저림)이 상당히 심하고 꼭 손저림이 아니라도 새끼손가락쪽 손목의 툭 튀어나온 뼈(붓돌기)가 아파서 물건을 짚거나 혹은 책상을 짚고 일어서는 등 손을 젖히는 동작을 잘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나 다른 동작들보다 무언가를 "비틀거나" "젖히거나" "짜는" 동작에서 증상이 심화됩니다.

위의 경우처럼 손의 위축까지 오는 경우는 아주 드문케이스 인지라 면밀한 감별이 필요한 질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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